[청주=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인구 감소 문제,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역사회가 이를 해결하고자 지역전문대가 가진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교육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하이브) 사업’이 2년 차를 맞이하면서 교육계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선순환을 유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지역을 먹여 살릴 특화 전략 분야를 정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고자 평생·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가 하이브(HiVE) 참여대학을 중심으로 잇따른다.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 발전협의회(회장 노재준, 오산대 부총장)는 19일부터 이틀간 청주 그랜드플라자 호텔에서 ‘하이브 사업 추계 워크숍’과 ‘신규 참여연합체 현판 수여식’을 개최했다. 하이브 사업에 참여하는 전국 전문대·기초지자체 기관장·책임자를 비롯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등 3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하이브 사업은 전문대학과 기초지자체, 지역산업체 등이 컨소시엄(연합체)을 조직해 지역특화 분야를 설정하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 등을 공동 설계·운영하는 데 국고를 투입한다. 전문대가 지역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 인재 양성 등에서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부·행정안전부·산업통상자원부 등 범부처 사업으로 운영된다.
■ ‘성과 뚜렷’ 하이브, 올해 ‘DX-아카데미’ 포함 50개 컨소시엄으로 확대 = 올해 사업 2년 차를 맞이한 하이브 사업은 지난해 30개 연합체로 출범했던 당시와 비교해 올해 총 50개 연합체로 몸집을 크게 키웠다. 사업 1년 차부터 긍정적인 효과가 지역별·대학별로 나타나면서, 정부가 이 사업의 취지를 살리고 성과를 더욱 널리 확장케 하고자 한 조치다.
올해 새롭게 참여하는 대학은 △국제대(평택시) △배화여대(서울 종로구) △한양여대(서울 성동구) △세경대(영월군) △신성대(당진시·서산시) △연암대·백석문화대(천안시) △구미대(구미시) △대경대·호산대(경산시) △문경대(문경시) △경남도립남해대(남해군·사천시) △동원과학기술대(양산시) △부산보건대(부산 사하구) △군장대(군산시) △순천제일대·청암대(순천시) △조선이공대(광주 동구) 등이다.
특히 올해에는 직업전환 교육기관, 이른바 ‘DX-아카데미’도 지역연합체 5곳에서 시범 운영된다. 광주광역시와 부산광역시, 경상남도, 충청남도, 충청북도 등 5개 연합체에 내년까지 사업비 100억 원을 투입한다. 디지털 전환에 대비한 신중장년·재직자 직종·경력 재설계 교육과정에도 긍정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DX-아카데미를 시범 운영하게 될 대학은 △조선이공대·광주보건대·동강대(광주광역시) △부산과학기술대·부산경상대·부산여대(부산광역시) △경남도립거창대·거제대·동원과학기술대(경상남도) △연암대·충남도립대(충청남도) △충북도립대·충북보건과학대·충청대(충청북도) 등이다.
노재준 하이브 사업 발전협의회 회장(오산대 부총장)은 “지난해 9월 30개 컨소시엄으로 하이브 사업이 출범한 이후 올해 1유형 15개 연합체, 2유형(DX-아카데미) 5개 연합체로 사업이 확대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올해 신규 참여대학에 대한 현판 수여식도 함께 진행됐다. 하이브 사업 1유형 참여연합체 15곳과 DX-아카데미 시범운영 연합체 5곳 등 총 20개 연합체가 현판을 받았다.
노재준 회장은 “모든 컨소시엄이 경쟁보다는 협력과 상생이 중요한 가치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때 지역과 대학이 동반 성장하는 하이브 사업의 성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이어 “전문대가 가진 평생·직업교육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소멸을 방지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점에서 하이브 사업은 대단히 중요한 국가적 프로젝트”라며 “향후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전환 이후에도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지역전문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하이브 사업 취지는 계속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대구보건대 총장)도 축사에서 “하이브 사업은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전문대를 대상으로, 전문대의 역할을 강조한 정말 훌륭한 사업 중 하나”라며 “라이즈 전환 이후에도 하이브 사업과 같은 사업을 통해서 전문대의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하이브 사업이 현재 어려움을 겪는 전문대의 출구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하이브 사업을 바탕으로 전문대가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인력, 우수 인재를 공급하는 중추 역할을 더욱 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기업이 성장 발전하고, 지역 인재가 정착해 꿈을 키우는 것이 지역 발전의 핵심이다. 하이브 사업의 취지가 이와 같다. 청주시도 하이브 사업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교육부·연구재단서도 ‘하이브 성과’ 주목…“지자체 협력이 성패 가른다” = 올해 사업 2년 차를 진행하는 하이브 사업단이 거둔 우수 성과도 공유됐다. 지역별·대학별 컨소시엄 사업 추진 모델 가운데 교육계 전체에 확산할 필요가 있는 우수 사례가 발표됐다.
허정은 한국연구재단 대학교육실장은 이날 추진영역별로 우수 모델이라 할 만한 하이브 사업단 사례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지역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자 조례 등에 이를 명시하는 등 지자체의 협력이 사업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림대·연성대·안양시 연합체는 안양시 조례에 지역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자 평생교육을 진행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 정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문경대·문경시 컨소시엄에서도 문경시가 문경대를 위한 조례를 따로 제정하고 계약학과 설치, 지역주민 대상 교육 등 적극적인 행정 지원 정책을 수립·운영 중이다.
허정은 실장은 “정부에서도 이 사업은 전문대 혼자가 하는 사업이 아니라 지자체가 얼마나 함께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렸다고 보고 있다”며 “하이브 사업의 궁극적 목표는 결국 교육적인 성과가 취업으로, 또 정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지자체 정책, 조례가 필요하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허 실장은 이어 “교육 통계를 보면 지역에 마지막까지 힘을 써줄 인재는 전문대 졸업자가 일반대 졸업자보다 평균적으로 10%포인트 항상 더 높게 나타난다”며 “라이즈 전환 이후에도 전문대가 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위해 전문대가 하이브 사업 등을 통해 지자체 내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현안 해결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날 워크숍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라이즈 전환 이후 전문대 역할·정체성을 논의하기 위한 시간을 가졌다. 또한 교육계에 확산할 지역별 하이브 사업 컨소시엄 추진 모델을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조훈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국제협력실장은 ‘라이즈 전환, 글로컬대학, 대학 혁신’을 주제로 향후 라이즈 전환에 대응한 전문대 역할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출범한 ‘전문대학 라이즈 지원단’의 활동 계획을 안내하고, 이와 관련한 전문대 사회의 집단 지성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하이브 사업 컨소시엄의 지역별 우수 사례로 △오산대(오산시) 컨소시엄 △대림대·연성대(안양시) △충청대·충북보건과학대(청주시) △영남이공대(대구 남구) △경남정보대(부산 사상구) △원광보건대(익산시) 등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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